2023. 4. 12. 22:07ㆍ여행의 추억
1. 조(朝)
추자도 '후포고여사민박' 집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친절한 고 여사가 아침에 맛있는 걸 해주겠다는 데도 사양하고 라면을 끓여달라고 부탁했다. 근래 이가 시원찮아 훌훌 넘길 수 있어야 편했기 때문이다. 모락모락 김이 나는 라면이 평소 먹었던 것과 달랐다. 특이하게 면이 연두색이었고 가늘고 부드러우면서 쫄깃했다. 국물은 진하고 담백했다. 맛이 좋다고 하니 제주에서 나오는 구엄닭 라면 '꼭멘'이라고 했다. 처음 듣는 이름이라고 하니 고 여사가 꼭멘 한 개를 선물로 쥐여주었다.
2. 중(中)
제주에 돌아와 관덕정과 제주목관아를 둘러보고 용두암으로 걷는 중이었다. 작은 음식점 앞에 사람들이 서성거렸다. 때가 점심 시각이라 살펴보니 식당 안이 만원이어서 대기하는 손님들이었다. 가게 이름부터 특이했다. 해물, 보말칼국수 전문점, '제주에 가면'이었다. 주문한 보말죽의 구수한 맛을 즐기는 동안 좌석이 비면 차고, 빈자리가 나올 새가 없었다. 벽에 유명 인사의 칭찬용 사인지가 다닥다닥하게 붙은 걸로 봐도 틀림 없는 소문난 맛집이었다.
3. 석(夕)
예약한 숙소로 가는 중이었다. 길가 중국집 유리창에 '수제 만두 전문'이라는 광고를 보고 들어갔다. 식당은 넓지 않았다. 메뉴판에 짜장면, 짬뽕은 없고, 만두 몇 가지와 요리 몇 종류 뿐이었다. 망설이다 만두를 두 가지 주문했다. 음식이 나올 동안 가게 안은 사람들로 북적거렸고 포장하려고 기다리는 손님도 생겼다. 만두 맛이 좋았다. 혼자가 아니라면 군만두로 소주 한잔할 텐데 아쉬웠다. 중국인이 운영하는 데 맛집이 맞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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