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에서 보는 구름
2022. 9. 2. 16:28ㆍ일상다반사
728x90
하루에 두어 번 사무실 옥상에 올라가 하늘을 쳐다본다. 주로 남쪽과 서쪽 하늘을 보게 된다. 건물 뒤 북쪽은 ‘뱀산’이 가로막은 숲이고, 높은 건물이 시야를 가리는 동쪽 하늘은 보는 맛이 떨어진다. 쾌청한 하늘은 볼 것이 없다. 구름 한 점 없는 새파란 하늘. 가없는 공간은 오히려 눈이 부시다. 먹물 구름이 잔뜩 낀, 오늘같이 흐리고 비 온 날은 볼거리가 낫다. 상상력도 자극된다. 천군만마를 다루는 신화 속의 천군(天軍)이 떠오르고, 구름 피어오르는 산속에는 어린 동자가 신선의 차를 끓이는가도 궁금해진다. 퇴근 무렵 바라보는 서쪽 하늘도 좋다. 간혹 붉게 불타는 황홀한 저녁놀을 보면 형언할 수 없는 감상에 젖기도 한다. 늘그막 인생에서 흘러가는 구름과 저녁놀이 마치 내 삶의 반추 같아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 각북 농장 분위기 (1) | 2022.09.03 |
---|---|
우리 손자 신났다 (0) | 2022.09.02 |
친구의 마음을 읽다 (0) | 2022.08.31 |
[우리말] 비의 종류를 찾아보니 (1) | 2022.08.30 |
황홀한 잿빛 구름 (2) | 2022.08.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