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8. 31. 20:46ㆍ일상다반사
1.
생일이라면 서로 축하를 하고 선물을 보내고 하는 습관이 있어 탐관오리들은 흔히 생일재(生日財)로 여기는 일이 많았다. 중국 신천현(神泉縣)에 장 아무개가 현령으로 취임하여 말로는 몹시 청백한 소리를 했다. 얼마 안 가서 사속들을 불러 말하기를 “아무 날이 나의 생일이다. 누구를 막론하고 무슨 선물 같은 것을 가져오지 말게. 가져와도 받지 않을 테니.” 사속들이 생각하니 이것은 넌지시 가져오라는 암시인지라, 생일을 당하자 값비싼 선물로 생일을 축하했다.
현령은 거짓 놀라는 듯이 “이게 웬일인고? 제발 이런 짓을 하지 말라고 미리 부탁하지 않았던가. 모처럼 가져온 것을 안 받는다면 정의가 아니지 않는가.” 사속들이 권에 못 이긴 듯이 모두 음식을 먹고 돌아가려는데 현령이 “오늘은 이렇게 되었지만 아무 날은 마누라 생일이니 그날은 참으로 아무것도 가져오지 말게.” 하였다. 사속들은 현령의 부인 생일에도 역시 많은 예물을 바쳤다.
2.
오랜 친구가 가족과 형제끼리 고희연(古稀宴)을 하고 며칠 지나 음식점에 우리들을 초대했다. '우리들'이란 존경하는 형님 한 분과 또 다른 친구 한 명이다. 음식이 들어오기 전 막간에 친구는 우리들에게 인사말을 했다.
“참 반갑습니다. 아름다운 만남, 설레는 가슴. 늘 정겹게 알콩달콩하다가 정작 헤어질 때는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만사에 때가 있듯이 인생은 그날이 풀과 같고 그 영화는 들에 핀 꽃과 같다고 했습니다.
이 세상은 험하고, 나 비록 약하나 늘 나의 좋은 형님으로 나의 멋진 친구로 여기까지 동행하여 주시고, 위로하여 주시고 부족한 인생, 칭찬까지 하여 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세월은 흘러 인생은 여기까지 왔는데, 돌아보면 주마등 같이 스쳐 가는 역경의 인생, 대서사시 같은 파노라마. 그 아쉬움이야 사람이 어찌 말로다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도 내 일생, 세상의 무거운 짐 등에 메고 내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을 위하여 늘 기도하며 위로받고 새 힘을 얻어 하나님의 은혜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제 인생 칠십에 내 진정 사랑하는 좋은 형님과 멋진 친구를 위하여 밥 한 끼 곡주 한 잔 대접할 수 있어 참 행복합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내 마음을 다하여 정성껏 차린 상 맛있게 많이 드시고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다시 한번 아름다운 우리들의 만남이 될 팔순 때를 기약 해 봅니다. 정말 고맙고 감사합니다.”
친구의 따뜻한 정을 오래도록 기억하고자 인사말을 옮겨둔다. (2022.8.30.)
“친구야, 늘 건강하고 가족의 안녕과 행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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