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부자 서울 나들이
2023. 2. 12. 08:19ㆍ여행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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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서울행 열차를 탔다. 며칠 전 승차권을 예매하면서 급한 일 없는 시간 부자라 무궁화 표를 끊었다. KTX 반값에도 미치지 않아 꽤 즐거운 마음이 들었다.
예전 같았으면 빨랐을 4시간 25분이 지루했다. 그나마 스마트폰이 있어서 다행이었지만. 시간은 상대성인 갑다. 아름다운 여인과 함께라면 짧은 시간일지도 모른다. 천천히 흐르던 시간이 서울역에서는 빠르게 달렸다. 수많은 승객의 바쁜 걸음에 덩달아 따라 걷느라 정신이 번쩍 들었다.
빌딩 숲, 파도처럼 밀려드는 자동차들, 가는 곳마다 붐비는 사람들. 눈에 띄게 많은 외국인. 무엇을 외치며 다니는 사람들, 자유분방한 서울은 소도시와 달랐다. 말씨마저 달라 입을 다물고 다녔다.
평소 서울에서 용무를 볼 때면 지하철이나 자동차로 스쳐만 지났다. 걸어 다녀 보니 부러웠던 점 하나. 불가피하게 사라진 유서 깊은 장소에는 표지석을 세워 기념하고 있었다. 가로의 작은 표지석만으로도 문화 서울의 힘이 느껴졌다.
한나절 용무를 마치고 서울역에 도착하니 때맞추어, 또 무궁화호 출발 시각이다. 경산역에 내리니 온종일 9시간을 열차에 몸을 실었다. 다음부터는 시간 부자 노릇 않고 싶다. 하지만 괜찮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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