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는 시간과 장소가 없다
2023. 1. 16. 11:10ㆍ여행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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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 시각) 네팔 카트만두에서 포카라로 향하던 네팔 예티항공 소속 ATR72기가 추락하여 비행기에 타고 있던 승객과 승무원 72명이 전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십 년 전, 네팔 카트만두에서 포카라로 갈 때 예티항공을 탔다. 초록색 띠가 선명하게 그려진 프로펠러 여객기였다. 공항과 비행기가 작고 후졌지만, 비행은 아름다웠다. 포카라로 가려면 히말라야 고봉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날아간다. 오른쪽 창가에서 바라보는 히말라야 고산의 하얀 풍광들이 무아지경이었다. 그때는 천국이 있다면 히말라야에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 황홀감에 잠겨 있을 때 가슴 철렁한 순간이 한 번 있었다. 히말라야 기류 변화에 따른 급속 하강이었다. 갑자기 비행기가 아래로 뚝 떨어지다 덜컹 서는 듯한 체험이었다. 승무원의 사전 예고가 있었지만, 급작스레 당했기에 모두 비명을 질렀다. 포카라 추락 사고 뉴스를 접하면서 옛일이 떠올랐다. 안타까움과 동시에 심심한 애도를 갖는다.
사고는 시간과 장소가 따로 없다.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럼에도 어디에선가 크든 작든 사고가 일어난다. 인정해야 하는 사실이다. 인류는 완성된 존재가 아니기에 생존하는 한 사고가 따른다. 인류가 없다면 사고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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