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이브에 범어사 탐방

2022. 12. 25. 09:47여행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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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 범어사 가는 구불구불한 도로가 낯이 익다 싶었는데 자주 지나다녔던 팔공산 도로와 비슷했다. 이리저리 구부러진 것은 과거 심산유곡이었기 때문이다. 옛날 절은 왜 깊은 산에 지었을까. 시주 입장에서는 꽤 힘들었을 텐데.

절에서는 문을 네 개 만난다. 첫째 문은 일주문이다. 일주문을 경계로 문밖을 속계, 문안을 진계로 구분한다. 둘째 문은 천왕문. 부처님 세계를 지키는 동서남북의 사천왕을 모셨다. 일명 봉황문이라고도 한다. 셋째 문은 해탈문. 번뇌와 망상을 벗어나 깨달음을 얻는 문이다. 넷째 문은 불이문. 중생과 부처, 선과 악, 유와 무 등 상대적 개념의 대상들이 둘이 아니라는 불교사상을 나타내는 문이다. 네 개의 문은 사찰 규모에 따라 일부 생략하기도 한다.

범어사 일주문에는 조계문(曹溪門)이라는 현판이 붙어있었다. 기둥이 두 개인 여느 일주문과 달리 네 개의 돌기둥으로 특이했다. 네 개의 문 중 해탈문이 없었지만, 대웅전 외에도 각종 전(殿)이 많아 규모가 컸다. 범어사는 삼국통일 이 년 뒤 678년(문무왕 18)에 의상대사가 창건했다. 전국 사찰 중 유일하게 삼국유사(三國遺事)를 소장한 유서 깊은 고찰이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사찰 방문은 우연이었다. 점심 약속이 부산으로 잡혀 인근 범어사에 들렀다. 많은 사람이 오갔다. 대개 기복을 바라거나 집착을 버리려고, 마음을 닦으려는 사람일 것이다. 불이문을 나서면서 행, 불행이 따로 떨어진 둘이 아님을 나도 새겨본다.


조계문은 1614년(광해군 6)에 지어졌고, 1718년(숙종 44)에 돌기둥으로 교체해 현재에 이르렀다.
보제루는 대중 법회를 위한 건물이다.
보제루를 지나면 대웅전이 나타난다. 좌우에 지장전과 관음전이 일렬로 배치 되었다.
대웅전
대웅전에서 바라본 삼층석탑, 범종각, 보제루. 보제루 안쪽에 금강계단 현판이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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