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 콩나물국밥집

2022. 12. 14. 14:02입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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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켜니 올해 최강 한파가 전국을 강타했다면서 외출할 때 따뜻하게 보온하라고 기상 캐스트가 친절히 예보해 준다. 06:50, 밖은 어둠이 채 가시지 않았다. 옷깃을 여미고 잠시 걸으니 귀가 시리다.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렸다. 보행자 신호등이 껌뻑거리며 사파이어처럼 빛났다. 신호가 바뀌자마자 줄지어 서는 자동차 행렬 앞을 성큼성큼 걸어 횡단보도를 건넜다. 곧장 콩나물국밥집으로 들어갔다. 따뜻한 온기로 안경에 김이 서려 앞이 보이지 않았다. 빈자리에 앉자마자 안경부터 벗었다.

집사람이 감기약에 취해 컨디션이 너무 나빴다. 아침을 사 먹으려고 가까운 콩나물국밥집에 갔다. 아침을 사 먹을 때 가는 단골식당이다. 콩나물국밥 외에도 황태나 김치를 넣는 메뉴도 있고, 부대찌개도 있다. 가격대가 5,000~9,000원이니 착한 가격이다. 여기에 라면이나 만두, 햄을 더하면 비용이 추가된다. 음식의 맛은 콩나물이 주재료인 만큼 뜨끈뜨끈하고 시원하다. 더욱이 콩나물에는 간 기능을 보호하는 아스파라긴산과 숙취 해소를 돕는 아르지닌이 들어있어 건강식품이잖은가. 주방 요리사와 홀 서빙 종업원이 모두 나이 든 여성이다. 밤샘 종사하고도 나볏하고 일솜씨까지 재바른 데다 친절하다. 시원한 국밥과 나이 든 아주머니의 어울림이 풍미를 더 해 주는 ‘24시 콩나물국밥집’이다.

이른 아침의 외식. 콩나물이 내 속을 풀어주었지만, 큭 웃음이 터진다. 작은 손자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며칠 전 감기 걸린 녀석이 이틀 동안 있다가 집사람에게 감기를 선물하고 갔다. 녀석은 파릇파릇해졌고 집사람은 소금에 절인 김장배추가 되었다. 코가 막혀 낑낑대는 아내가 안쓰러웠지만, 손자가 다 나아 다행이다.

24시 콩나물국밥 /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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