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부부들이 11월 첫 주말(11.5.~6.), 강화도 성지순례에 동행했다. 불교 신도여서 참배는 하지 않고 운전과 말벗이 돼 주었다. 지난번에 이어 두 번째다. 총 4일간 1,830km 거리를 안전 운전해 주었다.
이번은 이틀 동안 다섯 성지를 다녀왔다. 누계 횟수는 122/167로 이제 서울(25)과 제주(7) 전부, 인천(4)과 의정부(7), 춘천(2) 일부 등 45 성지만 남았다. 진정한 순례자로서 신성한 의식(儀式)을 제대로 하자면, 하루 한두 곳 정도가 적당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나름의 목표 기간을 설정했기에 자꾸만 셈을 한다. 순례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 아닌지 조마조마하다. 그럴 때면 항상 내 편이 돼 주는 친구 보니파시오는 "하느님께서 통이 큰 하느님입니다. 모든 사람을 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보살피고, 용서하시는 분입니다."라고 위무 어린 독려를 해준다. 의기소침에 빠지지 않으려고 목표를 향해 앞으로 나아간다. 다음엔 어디로 갈까. 바람도 햇살도 풍요로운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