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 여행(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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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DAY | 피스테라 >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2019.4.24.(수), 흐리고 비.피스떼라를 떠나는 아침이다. 생장피드포르에서 받았던(3.20.) 가리비와 이곳 알베르게에 입실할 때(4.22.) 주인장에게 선물 받은 가리비가 깨지지 않게 티셔츠로 돌돌 말아 배낭에 넣었다. 자랑스럽게 달고 다녔던 가리비를 이제 배낭에 넣고 그간의 노고를 위로하며 내 자신에게 스스로 훈장을 부여했다. 카미노를 무사히 걸을 수 있도록 다리가 되어준 등산용 스틱은 알베르게에 남겨 놓았다. 남은 여정에 불편할 수도 있고, 옛 순례자처럼 순례의 종결과 정화의 의미로 무엇이라도 하나는 피스떼라에 남겨두고 싶었다. 오늘부터는 순례자가 아닌 방랑자가 돼 좀 더 자유롭게 돌아다닐 작정이다.알베르게를 나왔다. 버스정류장이 가까웠다. 아무도 없어 일등으로 줄을 섰다(09:05). 조금..
2025.01.29 -
33 DAY | 라 페나 > 올베이로아 >(택시)무시아 >피스떼라
2019.4.22.(월), 맑은 후 비.25.7km(57.7km) / 5시간 22분라 페나 알베르게의 후문은 숲길로 통했고 정문에는 도로가 나 있었다. 두 길의 느낌이 많이 달랐다. 숙소에서 파는 샌드위치로 아침 요기를 간단히 하고 도로로 나왔다. 달을 보면서 걷는데 동쪽 하늘에서는 아침 해가 찬란한 빛을 뿜으며 올라왔다. 멀리 전원마을이 보였다. 엷게 깔린 안개가 우리네 농촌의 아침밥 짓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하얀 쌀밥에 갓 담은 생김치를 올려 크게 한입 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군침이 돌았다. 곧 이루어지리라 스스로 위로했다.바퀴 세 개 달린 수레에 배낭을 얹어 걷는 외국인 여성을 만났다. 오르막길이라 도와주려니 괜찮다며 홀로 용을 썼다. 여성이라도 짙게 패인 주름과 부리부리한 눈이 강인..
2025.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