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16. 00:14ㆍ입맛
지인이 별스러운 짬뽕이 있다면서 소개했다. 범어역 1번 출구에서 지척인 범어 N타워 2층에 위치한 <짬뽕 지존 범어점>이었다. 홀이 넓고 깨끗했다. 사장님이 친절하게 맞아준다. 저녁 치고는 이른 시간이라 한산했다. 지존 짬뽕과 쌀국수 짬뽕, 짬짜면 등 메뉴가 다양하게 구비돼 있다. 테이블 키오스크로 수제비 짬뽕, 순두부 짬뽕밥, 찹쌀 탕수육, 갈비 만두를 주문했다.
탕수육이 먼저 나왔다. 찹쌀이어선지 하얗고 오징어튀김처럼 길다. 양파를 채 쳐서 고명으로 올려놓았다. 접시 여백에 부어진 새콤, 달싹한 탕수 소스가 꿀처럼 보인다. 찍먹 전용이었다. 탕수육에 양파를 곁들이니 식감이 깔끔했다. 소짜가 세 사람에게 적당했다.
탕수육을 먹고 나니 벌건 국물이 그득한 수제비 짬뽕과 순두부 짬뽕밥이 나왔다. 메뉴 이름 그대로 짬뽕 국물 속에 쫄깃한 수제비와 순두부가 각각 들었고 굴과 조갯살, 돼지고기, 약간의 야채도 있다. 짬뽕밥에는 공깃밥이 따라 나와 투척했다. 국물의 양이 많아 셀프 바에서 밥을 더 퍼 와 보탰다. 두 음식이 이름만 달랐지, 맛은 비슷했다. 국물에서 칼칼한 맛을 살짝 느꼈지만 은근하니 맛이 좋았다. 후에 보니 주방 입구에 '100% 국내산 태양초 고춧가루 사용'이라고 선전문이 붙어있다.
후식용으로 갈비 만두를 먹었다. 이름은 갈비였으나 평범했다. 만두 자체가 눅눅한 것이어서 후식용으로는 맞지 않았다. 만두는 곁들이로 적당할 것 같다.
짬뽕 국물의 밝은 색깔과 칼칼한 맛이 좋았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국산 고춧가루라니, 대부분 식당에서 사용하는 못 믿는 C 산보다 국산에 대한 신뢰다. 매운맛을 즐기는 사람은 4단계까지 올려 주문할 수 있다. 가장 높은 지옥 불맛은 상상만 해도 혀가 얼얼할 것 같았다. 식당을 나오면서, 같은 음식이라도 아이디어를 개발하려는 프렌차이즈의 노력이 엿보였다. 하지만 음식의 맛과 외형이 비슷해 아쉬웠다. (2024.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