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점심을 먹고

2024. 8. 25. 18:19입맛

728x90

어제(토요일)부터 집에만 있다. 좁은 공간에 종일 에어컨을 켜놓으니, 머리가 띵하고 답답하다. 점심을 먹고 바람이라도 쐬려고 밖을 나왔다. 불볕이다. 그늘을 찾아가려고 도로를 잠시 걸었다. 처서가 지나 매미 울음도 사라지고 인적도 보이지 않는 적요한 도로가 사하라 사막보다 더 뜨겁게 느껴진다. 사막은 바람이라도 불지만, 땡볕만 내리꽂히는 도로는 공포스럽다. 발길을 재촉해 다리 밑(중산교 하부) 그늘에 몸을 숨긴다.

점심으로 집사람이 팔도 비빔면과 풀무원 교자(만두)를 구웠다. 라면만 먹다가 새콤달콤한 비빔면을 먹으니 참신한 맛이다. 교자는 피가 얇고 졸깃했다. 육즙도 진해 평소 먹던 ○향만두보다 입맛에 맞았다. 인스턴트식품을 가급적 먹지 않지만, 밤잠을 설치는 나에게는 라면류와 만두는 빼놓을 수 없는 간식거리다. 만두는 군만두 찐만두 물만두 가리지 않고 즐긴다. 요즘은 나이 든 탓인지 예전만큼 자주 먹지 않는 편이다.

만두는 중국에서 전래하였다고 한다. 그런 만두와 모양과 내용이 완전히 다른 만두가 대구에 있다. 대구 십미(十味)의 하나인 '납작만두'다. 삶은 당면, 파, 후추를 재료로 빚은 반달 모양의 납작한 만두다. 한국전쟁 이후 비교적 저렴한 재료로 만들어 먹기 시작하다가 널리 상품화한 것은 1963년 남산초등학교 앞에서 개업한 미성당이다. 그 자리는 몇 해 전 아파트단지로 재개발돼 계명대 대명 캠퍼스 인근으로 이전했다. 지금도 가끔 생 납작만두를 사와 집에서 구워 먹는다. (2024.8.25.)

비빔면에 상추와 오이를 조금 얹었다.
팔도 비빔면
풀무원 육즙진한교자
미성당 납작만두. 대구 십味의 하나다.

'입맛'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우럭지리탕을 먹으며  (0) 2024.08.29
홍어삼합을 먹으며  (0) 2024.08.28
그린쌈밥 집에서  (0) 2024.08.24
중식당 차이나타운과 화중  (0) 2024.08.23
여보 왕갈비 식당에서  (0) 2024.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