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7. 17. 08:40ㆍ입맛
지인들과 간단히 목을 축이려고 주점에 들어갔다. 안줏거리가 여러 가지였으나 상호가 <동성로 생고기>였고, 밤이 늦었기에 썰면 바로 안주가 될 수 있는 생고기를 주문했다. 역시 금방, 소주와 생고기, 양념장이 나왔다. 빨리 소주잔을 부딪치고 생고기를 한 점씩 집어 기름장에 살짝 찍어 입에 넣었다. 발그레한 고기가 부드럽고 솔솔 향기로웠다. 음식이 맛있는 만큼 대화의 정이 났다. 야심하지만,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구에서는 생고기를 뭉티기라고 한다. 고기는 소 뒷다리의 허벅지살인 처지개살과 우둔살을 주로 사용한다. 뭉티기라 부르게 된 것은 사각지고, 두껍게 썬다고 붙은 명칭이지만, 식당을 다녀 보면 업소마다 주방장 멋대로 두텁게도 얇게도 썰어 낸다. 2006년 대구 십미(十味)의 하나로 정할 때만 하더라도 뭉티기로 많이 불렀다. 요즘은 생고기로 칭하는 게 대세다. 아마 '뭉티기'라고 하면 설명이 필요할 것 같고 '생고기'는 대체로 쉽게 이해하기 때문은 아닌지 모르겠다. 나 자신과 주변인들도 언제부턴가 자연스레 생고기라고 하고 있다.
생고기는 접시에 찰싹 들어붙어 잘 떨어지지 않아야 품질이 좋다고 해 한때는 음식이 나오면 접시를 뒤집어 보기도 했다. 고기는 참기름, 다진 마늘, 고춧가루를 섞은 양념에 담가서 먹거나 찍어서 먹는다. 고기보다 양념이 영업의 승패를 좌우하기도 한다. 누구나 식음료 단골집은 몇 곳 있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생고기 단골집이 여러 곳이다. 극동, 송학, 녹양, 양지, 안동…. (2024.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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