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들 볼에 뽀뽀하려면

2022. 9. 21. 11:14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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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끊었던 담배를 입에 댔는지 서너 달. 피는 시간 간격이 조금씩 짧아진다. 금연은 작심삼일이고 절연(節煙)조차 어렵다. 힘들게 끊었는데 쉽게 피우니, 돈 벌고 쓰는 이치를 닮았다. 집사람이 피고 싶으면 계속 피세요라고 한다. 곧이곧대로 듣는다면 나는 아둔한 사람일 것이다. 그런데 오늘도 담뱃가게 문을 열고 들어갔다.

 

소설가 김동인은 한 모금의 연초는 식후의 제일미(第一味), 용변 시의 제일미, 기침(起寢)의 제일미쯤은 상식이라고 했다. 그런 사회 분위기가 팽배했던 예전은 버스와 택시 심지어 여객기 안에서도 담배를 피웠다. 요즘은 봉변당할 일이다. 아직도 담배가 인기를 끄는 나라가 있다. 몇 해 전 규슈 올레를 걸었다. 일본은 공중질서가 철저하고 친절했지만, 흡연 문화는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했다. 음식점과 주점 등에서 아직 흡연하고 있었다. 산티아고 순례길에서는 주부가 담배를 입에 물고 갓난아이의 기저귀 갈아 주는 것을 목도하고 놀랐다. 콜럼버스가 담배를 전파 시킨 역사성 때문인지 어디서나 흡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내가 그쪽으로 이민 가지 않는 한 청정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려면 하루빨리 담배를 다시 끊어야겠다. 더욱이 손자들 볼에 뽀뽀하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