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하면서 구수한 토종 알밤
2023. 9. 14. 16:26ㆍ입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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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의령 성황리 소나무를 보러 갔다가, 마을에서 몇백 미터 떨어져 있는 성황 회관(성황마을 경로당) 앞에 세워져 있는 '성황리 삼층석탑, 도 유형문화재 제114호' 갈색 입간판을 보았다. 정자 앞에 차를 주차하고 화살표가 가리키는 길을 따라 들어갔다. 몇 가구 되지 않은 동네에 허물어져 가는 집들이 잡초가 우거진 채 버려진 듯 방치됐다. 마을을 벗어났는데도 추가 안내 표지판이 없고, 샛길도 보이지 않아 계속 걸었다. 차 한 대가 갈 수 있는 길이지만, 승용차는 바닥이 긁힐 것 같다. 800여 미터 걸어 도착한 산길 끝에는 기도원인 듯 보이는 ㅇㅇㅇㅇ 건물만 있었다.
석탑은 찾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 내려오다 땅에 떨어진 밤송이를 보았다. 고슴도치처럼 생긴 밤송이가 이발하지 않은 손주 머리 같이 둥글다. 어떤 녀석은 벌어지기도 했다. 산속에 홀로 자랐으니 토종일 것이다. 발로 밟아 밤알을 끄집어냈다. 굵진 않았으나, 바지 주머니에 불룩 채워 내려왔다. 정자에서 기다리던 집사람이 알밤을 보더니 반색하며 아이들 주면 좋아하겠다고 한다. 아침에 삶아 맛을 보니 살이 꽉 찼고 고소하면서 구수하다. 손주 녀석들이 좋아할 것 같아 빙그레 미소가 난다. (2023.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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