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13. 08:11ㆍ일상다반사
지인이 카톡으로 올해 총인구 조사 통계를 보내왔다. 요약하면 3월 말 현재 우리나라 총인구는 5,180만 명으로 남녀 성비는 반반 정도였다. 70대 이상의 연령별 인구가 72~73세는 각 24만 명쯤 되었고, 75세는 18만 명, 80세는 10만 명, 85세가 5만 2천 명, 90세가 1만 6천 명쯤이다. 모두 남녀 합친 수다. 생존 확률은 계산 방식은 모르겠지만, 통계로는 70세가 86%, 75세 54%, 80세 30%, 85세 15%, 90세가 5%였다.
일흔이 지나면서 생존율이 급격하게 저하하는 양상이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적다는 것이 뚜렷하다. 요양원이나 병원에 입원한 비활동 인구가 포함된 점을 감안하면 통계치보다 어두운 상황일지 모른다. 백 세를 지향하는 시대라지만, 총인구 조사표를 보더라도 나는 지금부터 주변을 간소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몇 년 전, 그런 생각으로 도서와 옷가지를 버렸던 적이 있다. 애착이 남아 차마 버리지 못한 것들도 마음뿐이었다. 남겨 놓은 책은 한 번도 펴보지 못했고 양복도 입어보지 않은 채 그대로 있다. 딱 한 번 신고 벗어둔 구두와 서랍에도 잡동사니들이 어지러운 상태로 처박혀 있다. 앞으로 책꽂이의 책을 빼 읽거나, 옷장의 양복을 끄집어내 입기는 힘들 것 같다. 그럴 일이 생긴다면 새것을 사야겠지! 그동안 어쭙잖은 미련으로 정리를 미루어 왔는데, 지인의 카톡을 받고 보니 이번에 꼭 정리해야겠다는 결심이 선다. 지금 버리지 않으면 나중에 짐이 될 일이 분명하다. 필요 없는 묵은 것들을 과감히 버리면 마음이 한결 가벼울 것 같다. 마치 품위유지용 마이너스 통장을 정리했던 그날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