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11. 10:16ㆍ일상다반사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욱수천과 남천이 흐른다. 가끔 걷기 할 때, 욱수천에서 출발해 남천 합류점을 거쳐 남천으로 돌아 집에 온다. 욱수천 상류에 공룡 발자국 화석이 있다기에 찾아갔다. 집에서 1,200보 정도 거리였다.
욱수천 바닥은 모래가 뭉쳐서 단단히 굳어진 사암(沙巖)이다. 그 한 곳에 얼핏 보기에 나란히 파인 둥근 홈이 여러 개 보였다. 강이나 하천, 바닷가에서 늘 보던 것 같았다. 노란 표식 선을 그은 흔적이 없었다면 무심코 지나칠 뻔하다. 그런데 이 자국이 일억 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의 용각류 공룡* 발자국 화석이라니 신기하다. 백악기는 조류를 제외하고 공룡 등 모든 동물이 멸종한 시기다. 공룡이 사라지기 전에 남긴 발자국이 무려 100,000,000년 동안 남아 이곳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일억 만 년이란 얼마나 될까? 일 년을 일억 번 보내야 하니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우주 나이는 지금도 자꾸만 팽창하는 137억 년*, 지구 나이는 45억 년이다. 인간 100년, 거기에 비하면 가소롭다. 그런데도 만물의 영장으로 우뚝하니 불가사의다. 제 눈에 안경으로 사는 나는 티끌 다름없을 것 같다. 그러려니 하며 살아야겠다. (2023.9.10.)
* 용각류(龍角類) 공룡: 긴 목과 꼬리, 작은 머리 그리고 육중한 몸집을 가진 초식 공룡으로 네 발로 걸었다. 알에서 부화하여 어른이 되는데 15~20년 소요하고 수명은 200년 정도다. 대표적 용각류 공룡은 카마라사우루스, 브라키오사우루스, 디플로도쿠스 등이 있다.
* 137억 년: 캐나다 오타와대학교 천문학 연구팀은 우주의 추정 나이는 137억 년이 아니라 2배에 가까운 267억 년이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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