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10. 11:29ㆍ일상다반사
어젯밤 대구스타디움 야외무대에서 지인인 '텃밭의 여왕'이 소속한 색소폰 동호회, 패밀리 팝스 오케스트라에서 <수성구민을 위한 가을맞이 열린 음악회>를 열었다. 수필가 조 선생님 부부와 응원 겸 감상하러 갔다. 무대 앞 광장의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활기차게 보드 타는 아이들이 행복해 보였다. 산기슭이 가까워 가을바람이 시원하게 불어댔다.
식전 행사인 하모니카, 기타 연주 소리가 주변으로 울려 퍼지자, 산책 나온 사람들과 연주자의 가족, 지인들이 모여들어 스탠드를 가득 메웠다. 일곱 시 정각 공연이 시작됐다. 1부 색소폰 합주는 앙코르 한 곡을 포함해 10곡을 1시간 동안 연주했다. 소프라노 구수민 교수가 세 곡을 협연했다. 2부는 회원들이 21곡을 2시간 연주해 총 3시간 걸렸다.
아직 여름이 가을 담장을 기웃거리는 나날이다. 야외무대는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옷깃을 여미게 할 만큼 찼다. 1부의 관록 있는 오케스트라단의 합주는 연주와 진행이 매끄럽고 아름다운 선율이 밤하늘을 가득 채웠다. 2부에서는 다소 긴장감이 풀렸다. 두 시간 동안 색소폰 단일 공연이기에 조금 지루했다. 지인은 '막걸리'를 독주해 환호받았다.
돌아오는 길에 친구들과 결성해 즐겼던 '억조와 레인보우'가 생각났다. 한 명이 작고하고 한 명은 고혈압으로 연주를 중단하고, 또 한 명은 손주 돌보려고 서울로 이사하는 바람에 유야무야 깨진 상태다. 즐기는 것도 한때다. 조 선생님이 집까지 차를 태워주셨다. 색소폰 연주가 별빛과 어울리는 가을밤이었다. (2023.9.9.)
* 오프닝 곡: 오페라의 유령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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