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8. 1. 08:54ㆍ일상다반사
대우 그룹 김우중 창업자 전기를 읽었다. 적수공권으로 대그룹을 이룩한 업적은 한 편의 신화였다. 그는 대망을 가진 일벌레였고 일상은 검소했다. 안타깝게도 그룹이 해체되는 비운의 주인공이 되었지만, 그의 업적은 경제 발전에 일조했음이 틀림없다. 과(過) 없는 공(功)이 드물다. 공과는 한 세트로 묶여있어 과는 거울삼고 공은 이어받아야 한다.
80년대 초에 우연히 '마쓰시다 정경숙 명강화록집'(운암사, 1983년, 644쪽)이라는 책을 읽었다. 일본 경제인과 교수, 작가, 하버드대 교수 등이 정경숙 학생들에게 강화(講話)한 내용들이다. 독서하면 마치 직접 대면해 듣는 것처럼 출판사가 생생하게 번역했다.
일본의 마쓰시타 정경숙은 대학 과정으로 1979년 마쓰시타 전기산업(현 파나소닉) 창업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 1894~1989)가 설립한 일본의 인재사관학교다. 졸업 때까지 기숙사 제공, 학비 무료, 매월 급여를 준다. 지금도 정·재계, 언론계 등으로 다수의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책에는 새로운 지도자의 조건, 내일의 지도자상, 21세기의 지표와 역사의식, 리더십과 국제적시야, 새 지도이념과 그 과제 등 5집으로 구성돼 있다. 일본 발전을 위한 야심이지만, 참고할 점이 많았다. -전문적이고 정치적인 것은 빼고- 기억해 보면 부도심에 진출하는 백화점(아울렛), 오토바이 택배, 24시 편의점, 24시 음식점, 퇴근 후 행동 양식의 다양화, 무자녀 젊은 맞벌이 부부, 독신자 고령화, 벽형 묘지(납골당), 홈 헤러(고령자 간호 서비스), 실버타운, 맛있는 물(생수), 전통문화 재조명 등 80년대 초에 현재 사회를 예견한 내용이 수두룩하다. 40년이 흐른 지금 다시 보아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 바뀌었어도 정신만은 꺼지지 않는 불꽃이다.
우리에게도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명강연을 수집해 비전을 제시하는 '모음집' 하나 있으면 좋겠다. 디지털 시대는 스스로 검색해 처리하는 일이 다반사이어서 '정신'이란 단어가 점점 멀어지는 것 같다. 깨끗하지 않은 그릇에 음식을 담으면 세균이 쉽게 번식한다. 정신도 비슷하다. '이봐, 해보기나 했어?'의 정주영 회장님,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는 이건희 회장님,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김우중 회장님을 비롯해 미래를 준비하는 경제인의 식견과 한국을 대표하는 석학들의 고귀한 말씀이 그리워 목이 마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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