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간자 승용차를 보고

2023. 7. 30. 09:06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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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 대우자동차 '레간자'를 봤다. 초록색 번호판을 달고 있어 오래된 차임을 단박에 알 수 있었다. 레간자는 단종된 지 이십 년 넘는 승용차다. 차는 껍데기가 좋아야 하고 사람은 속이 좋아야 한다는데 속 좋은 차주가 정성껏 관리해 겉보기에 아주 깨끗했다.

레간자는 대우자동차에서 1997년 출시해 2002년 단종 때까지 국내외로 33만 대 넘게 팔렸다. 소리 없이 강하다는 캐치프레이즈처럼 정숙성이 우수했다. 그 당시 신차를 산 지인들은 차 이름을 빗대 '내가 강한 者(놈)'이라며 으스대기도 했다.

이달 초, 베트남에서 대우그룹 故 김우중 회장에 관한 일화 한 토막을 들었다.
대우 사태 이후 도피 루트로 하노이 공항에 은밀히 도착했다. 어떻게 알았는지 베트남 장관급 인사가 공항에 직접 나와 영접했다. 베트남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호텔을 제공하며 극진히 우대했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한 번씩 젊은이들에게 살아온 경험담을 강연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한국 정부가 김 회장을 넘기라고 요구했는데 베트남 공산당 부서기(국무총리급)가 단칼에 거절한 일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송환을 거부하면서까지 그가 축적한 노하우를 전수받으려는 고도의 전략이리라. 김 회장은 3년 반 동안  베트남에 머물면서 청년 사업가 양성 사업(GYBM)에 전념했다. 베트남에서는 존경하는 한국인으로 김우중 회장을 아직도 제일로 손꼽는다고 한다.

샐러리맨에서 대우 그룹의 기업 신화를 창조한 김우중 회장.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라던 그의 인생사를 돌아보면 너무나 안타깝다. 2019.12월, 큰 별이 졌다. 그가 심혈을 기울인 레간자는 아직도 달리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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