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액정 먹통

2023. 7. 15. 09:02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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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휴대전화가 먹통 됐다. 재부팅이 되지 않는다. 떨어트리지 않았는데 황당했다. 아침에 연락할 곳도 있어 답답했다. 언젠가 늦은 밤, 단골 식당에 휴대폰을 두고 나온 적이 있었다. 지하철 타려다 알게 되어 가지러 갔으나 그사이 문이 닫혔다. 그때 깨달은 사실이 집사람 번호 빼고 외우는 것이 없었다. 휴대폰을 상용하기 전에는 필요한 번호는 어느 정도 외고 있었는데 어느새 기억이 증발해 버렸다. 다음 날 비상용으로 갤럭시 워치를 사 손목에 찼다.

일찍 삼성전자서비스에 갔다. 접수했더니 엔지니어가 "액정이 나갔다"고 한다. 가만히 두었는데 왜 나가느냐고 물었더니, "그동안 받은 충격 스트레스가 갑자기 나타나 그럴 수 있다"고 했다. 사용하다가 몇 번 떨어트린 적이 있긴 했다. 당시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물건을 정하게 사용하지 않는 버릇이 병(액정 먹통)을 만든 것이다. 내 탓이었다. 휴대폰도 사람처럼 스트레스가 있다는 것이 새삼스러웠다. 친절한 엔지니어의 조언에 따라 액정을 갈았다.

핸드폰 산 지 오래돼 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없어 거금을 들여 교환했다. 새로 사는 것보다는 비용이 적다고 자위했다. 액정을 교환하고 나니, 촉감이 새것처럼 매끈매끈해 기분이 나아졌다. (2023.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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