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부터 가을까지 먹거리 준비

2023. 5. 14. 07:25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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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부부와 함께 청도 농장 일을 도우러 갔다. 친구가 참으로 먹자며 햄버거와 커피를 샀다. 드라이브스루(drive-through)를 이용했는데 신기하고 편리했다. 아직 한 번도 이용해 보지 못한 나 자신이 시대 흐름에 뒤떨어진 느낌이 들었다. 헐티로에 진입하니 가창댐이 만수다. 병풍처럼 서 있는 산성산 하단까지 가득 찬 물을 보니 탄성이 나왔다. 잔물결조차 일지 않는 수면이 평온했다. 가득함만으로도 마음을 사로잡는 풍경이다.

농장에 두고 입는 작업복으로 갈아입었다. 시큼한 땀 냄새가 코끝에 닿았다. 땀이 일하는 기쁨을 증명하는 것 같아 싫지만 않았다. 냄새로 쾌미를 느낀다. 오늘은 고추 모종 100개, 고구마 순 3단 그리고 곰치, 삼채, 작두콩, 박, 가지, 명이, 수박, 참외 등을 약간씩 심었다. 고구마 순은 한 단을 심으려다 두 단을 더 사와 심고, 심기는 최, 곽  두 여사가 하고 남자는 물 주기와 고춧대 세우기, 비닐 멀칭을 했다. 올해 고구마 순 심기는 평년과 달리 이랑에 눕혀 심기를 한 후 비닐 멀칭을 고랑에 했다. 인근 朴 씨가 방문해 그것을 보고 "처음 보는 방법"이라며 의아해하기에 인산이 "신공법"이라고 대답하니 작업을 도와주었다. 작년에 고구마 수확 하루 전, 멧돼지들에게 몽땅 털렸는데, 올해는 울타리를 쳤으나 또 표적이 될까 심려되기도 한다.

시작할 때는 뻐꾸기가 가는 봄이 아쉬운 듯 애한하게 노래하더니 저녁 먹고 귀가하려니 소쩍새가 소쩍소쩍 울어댔다. (2023.5.13. with:인산‧의호부부)


준비한 모종이 부족해 풍각까지 나가 추가로 더 샀다.
최 여사는 친정 농사를 자주 도와 전문가가 되었다.
고추모종과 나물들을 널찍이 심었다.
오후에 곽 여사가 와 고구마 심기를 함께 했다.
인근 박 씨가 방문해 비닐 멀칭 작업을 도와 주었다. 비닐 멀칭은 이랑에 하던 것을 고랑에 했다.
이랑 하나에 고구마 순 1단씩 심은 셈이다. 이랑은 한 줄에 40m쯤 된다.
눈에 보이는 근로의 성과는 뿌듯하다.
낮에는 뻐꾹새가 뻐꾹뻐꾹, 저녁에는 소쩍새가 소쩍소쩍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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