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경흥사

2023. 3. 12. 10:25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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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시 남천면 소재, 동학산 경흥사(動鶴山 慶興寺)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0교구 본사 은해사 말사다. 659년(신라 태종무열왕 6) 혜공 화상이 창건했다. 절의 위치가 학의 부리에 해당해 이는 학이 날아가지 못하게 잡아 두는 비보(裨補) 역할을 하는 명당 터라고 한다. 중창 전에 대화재로 불탔다. 그 뒤 1524년(중종 19) 영규* 대사가 다시 지었고 1897년(광무 1) 김사숙이 중건했다.
임진왜란 때에는 서산 대사, 영규 대사, 사명당이 승병 팔백여 명을 훈련 시킨 곳이다. 일제강점기에는 승병 훈련장이었다는 명목으로 무자비하게 파괴되어 폐사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현존하는 가람은 대웅전, 명부전, 독성전, 산령각, 범종각, 심우당, 강학당, 종무소, 요사채 등이 있으나 옛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일주문은 없다. 그래도 대웅전의 목조석가여래삼존좌상이 보물로, 명부전에 일부 남아 있는 수미단* 부재가 경북 문화재자료로 지정되어 있다. 둑을 쌓아 만든 부도밭*에는 고승의 부도 6기가 말없이 서 있어 한 시절의 번영을 짐작케 한다.
봄볕 속에서 고즈넉한 절 마당을 서성이니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처럼 천년의 숨결이 가슴에 스며들었다. (2023.3.11.)
 

*영규(靈圭): 계룡산 갑사의 영규 스님과 동명이인.
*수미단: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4/5 정도를 뜯어 일본으로 반출. 예술적 제작 기법으로 보아 양산 통도사 대웅전 수미단과 동 시대 작품으로 추정.
*부도밭: 동쪽 부딧골 구릉지에 36기의 부도가 있었으나 일제강점기 때 훼손. 부도 6기와 부도탑비 조각 1기를 수습해 보존하고 있다. 부도가 오래돼 새겨진 명문 판독은 어렵다. <전통사찰총람>은 6기의 부도 주인을 오른쪽에서부터 ①지월당 혜휘(智月堂慧輝), ②금구당 선각(琴龜堂禪覺), ③명문 불명, ④해운당 치흠(海雲堂致欽), ⑤명문 불명, ⑥명문 불명.

은행나무 두 그루가 일주문을 대신한다.
경흥사의 고즈넉한 한 때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목조석가여래삼존좌상 / 대웅전
경북 문화재자료로 지정되어 있는 수미단의 부재. 온전하게 남았다면 보물급이겠다. / 명부전
부도밭
풍경 방울인 물고기가 없다. 해탈하여 허공으로 사라졌나 보다. / 대웅전 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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