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골목의 백록에서
진골목의 백록에서 A 원장님 덕분에 동호회원 아홉 명이 저녁 식사를 했다. 만난 지 한 달이 채 안 되는데 억시기 오랜만인 것 같았다. 연말 탓일까? 음식을 먹으면서도 잡담이 끊이질 않아 실컷 웃었다. 백록 안방에는 옛날 영화 포스터 이십여 개가 즐비하게 붙어 있었다. 비닐 커버까지 씌워 깨끗했다. 신성일, 엄앵란, 신영균, 최은희, 김지미, 문희, 김진규, 김희라 등 대스타의 왕년 모습이 새삼스러웠다. 제목은 하나같이 자극적이다. 애마 부인, 그림자 없는 여자,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 어느 부부, 슬픔을 외면할 때, 산 색시, 돈, 속 눈썹이 긴 여자 등 포스터는 왜 여자의 아름다움으로 남자를 애 타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그동안 '애마 부인'을 愛馬로 알았는데 포스터를 보니 愛麻였다. 말 타면서 대마초..
2023.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