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 28. 10:10ㆍ여행의 추억

* 乾漆希朗大師坐像
* 국보
* 위치: 해인사성보박물관
* 성보박물관 설명서
신라 말~고려 초에 활동한 희랑 스님의 조각상으로,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유일한 고승의 초상조각이다. 희랑 스님은 화엄학의 대가이자 북악파의 대표로, 태조 왕건을 도와 후삼국 통일과 고려 건국에 크게 기여하여 왕건의 국사(스승)로 모셔졌다. 조각상은 고려 10세기 전반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희랑 스님이 생전에 스스로 조성했다고 전해진다. 얼굴을 비롯한 앞면은 건칠(乾漆, 삼베에 옻칠을 반복) 기법을 사용하고, 뒷면과 바닥은 나무로 조성하였다. 등신대와 가까운 크기로 극사실적인 모습으로 표현했는데, 원래 까만 옻칠만 되어 있던 것을 이후 후학들이 채색하였다. 특이하게 가슴에 작은 구멍이 있는데, 해인사에 모기가 많아 스님들의 수행에 방해가 되자 희랑 스님께서 가슴에 구멍을 내어 모기에게 피를 보시했다는 설화가 전한다.
* 국가유산청 해설 자료(요약)
‘희랑대사좌상’은 조선시대 문헌 기록을 통해 해인사의 해행당(解行堂), 진상전(眞常殿), 조사전(祖師殿), 보장전(寶藏殿)을 거치며 수백 년 동안 해인사에 봉안되었던 사실을 알 수 있으며, 이덕무(李德懋, 1741∼1793)의「가야산기(伽倻山記)」 등 조선 후기 학자들의 방문 기록이 남아 있어 전래 경위에 신빙성을 더해준다.
이 작품은 얼굴과 가슴, 손, 무릎 등 앞면은 건칠(乾漆)로, 등과 바닥은 나무를 조합해 만든 당시 제작 기술이 잘 남아 있고 뛰어난 조형성을 지닌 작품으로 높이 평가받아 왔다. 다른 조사상들과 달리, 관념적이지 않고 사실적인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마르고 아담한 등신대의 체구, 인자한 눈빛과 미소가 엷게 퍼진 입술, 노쇠한 살갗 위로 드러난 골격 등은 매우 생동감이 넘쳐 마치 살아생전의 모습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가슴에는 ‘흉혈국인(胸穴國人)’이라는 그의 별칭을 상징하듯, 작은 구멍이 뚫려 있다. 이 흉혈(胸穴)은 희랑대사가 다른 스님들의 수행 정진을 돕기 위해 가슴에 구멍을 뚫어 모기에게 피를 보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조각상은 고려 초 10세기 우리나라 초상조각의 실체를 알려주는 매우 귀중한 작품이자, 희랑대사의 높은 정신세계를 조각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인류 문화사적으로 의의가 높고 역사적ㆍ예술적ㆍ학술 가치가 탁월하므로 국보로 지정해 그 가치를 널리 알리고 보존ㆍ관리하는 것이 타당하다.

* 기타: 희랑 스님의 생몰년에 대한 의견은 명확하지 않다. 다만 스님의 입적 후 고려 광종은 즉위년(949년)에 스님의 업적을 담은 '해인존사 원융무애 부동상적 연기상유 조양시조 대지존자(海印尊師圓融無碍不動常寂緣起相由照揚始祖大智尊者)'라는 시호를 내렸다.

* 관람 후기: 일반적으로 봤던 불상이나 보살상 같지 않은 실감 나는 조각상이었다. 가슴의 둥근 상처(흉혈)가 무엇일지 궁금했는데 해설 자료를 읽고 너무나 놀랐다. 수행자라고 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행동은 아닐 것 같았다. 살아 있는 생생한 모습에 예술적 감동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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