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 11. 19:28ㆍ입맛
설 전, 지인이 연태고량주 한 병을 선물 받았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갈 리 없었다. 화청궁에 모였다. 단골집이기도 하지만, 인심 좋은 사장님이 콜키지 비용을 따지지 않는다. 가져온 술만 마시고 갈 야마리가 없는 위인이 아님을 안다.

선물 받았다기에 큰 병인 줄 알았는데 주도 38%, 용량 375ml로, 4인용으로 살짝 부족했다. 병 입의 凸 부위에 D 자 마개가 있어 병뚜껑을 돌려서 따르면 됐다. 라벨을 보니, 옛 고(古)로 전통주를 뜻하는 고양(古酿)이다. '烟台古酿(연태고양)을 '연태구냥'으로 읽으면 된다'라고 인쇄돼 있었다. 고량주(高粱酒) 하면 모두 똑같은 줄 알았더니, 연태(烟台, 옌타이)구냥은 산동연태양주유한공사에서 제조한 브랜드였다. 목에 넘어갈 때 특유의 향이 살짝 나면서 깔끔한 느낌을 받았다. 첫 잔에 빈속이 짜릿했지만, 기분 나쁜 느낌은 아니었다. 소주잔에 조금씩 따라 마시니 곧 빈 병이 됐다. 나머지는 대구의 '참'으로 넉넉하게 즐겼다.
안주는 즐겨 먹는 방식으로, 먼저 유산슬로 속을 부드럽게 도포한 후 난자완스로 채웠다. 끝으로 양이 많은 팔진탕면 한 그릇(1인분)을 적당히 덜어 맛보며 마무리했다. 팔진탕면은 이름 대로 8가지 진미를 낸다고 해서 요리 재료가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가 2인분 이상 주문해야 한다. 때마침 다른 좌석의 주문이 있었기에 우리 1인분을 추가할 수 있었다. 가격은 일반 면 값보다 천 원 정도 높다. 음식이 나왔지만, 이미 포식한 상태여서 팔진탕면의 진정한 맛을 즐기지 못한 채 밥 배만 채웠다. 그런 데도 뽀형님, 화청궁을 나와서 맥줏집 튀기니의 문을 열고 슬그머니 들어갔다. 설밑에 주태백이 강림해 연태구냥이 카스까지 불렀다. (2025.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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