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 11. 00:41ㆍ산티아고 순례길
2019.4.8.(월), 아침 비 후 맑음.
26.5km(514km) / 6시간 40분
엊저녁부터 내리던 빗방울이 약해졌다. 비가 그치자, 일곱 시 오십 분쯤 알베르게를 나섰다. 가우디가 지었다는 보띠네스 저택에 다시 갔다. 한산해서 보기에 편했다. 앞 마당의 '벤치에 앉은 가우디 동상'이 건물 분위기와 매우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머문 후 카미노가 이어지는 레온 대성당으로 발길을 돌렸다. 파사드 부분이 보수 중이라 가려져 있었지만 장엄했다. 시간만 된다면 레온은 며칠 머물고 싶은 도시다. 순례길은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훌륭한 조형물도 따라다닌다는 게 큰 덤인 것 같다. 자연 경관을 따라 마을마다 눈부신 건축물들이 박물관처럼 이어져 있다. 웅장한 건물을 보고 감동을 할 수 있는 마음이야말로 진정한 보물일 것 같다.
노란 화살표를 따라가니 눈에 띄는 아름다운 건물이 나왔다. 왕궁이었던 곳이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레알 바실리카 데 산 이시도로Real Basilica de San Isidoro였다. 세례자 요한의 턱뼈를 비롯해 여러 성인의 유해 등 진귀한 보물이 보존되어 있고, 왕가의 무덤도 있다고 한다.
십여 분 더 나아가니 산 마르꼬스San Marcos다. 아침 햇살에 건물이 황금색으로 빛났다. 광장에는 신발을 벗어놓고 십자가에 기대어 하늘을 올려보는 순례자 조각상이 있었다. 몹시 허탈해 보였다. 우리도 19일째 순례 중이지만 이 모습은 아니었다. 그동안의 무탈함에 감사했다.
라 비르헨 델 카미노의 도로변 바르Gastrobar Las Redes에서 카페콘레체를 마시며 쉬던 중, 몇 번 만났던 한국인 대학생이 저 앞에서 걸어왔다. 한 명은 남원에서 왔고 또 한 명은 평택에서 왔지 싶다. 둘은 카미노에서 만나 짝이 되어 정답게 순례하고 있었다. 인사하고 지나가는 그들을 김상기가 불러 커피를 사주며 격려했다. 우리는 그동안 동년배를 만나지 못했고, 젊은이들은 우리가 꼰대 노릇을 할까 봐 살갑게 대하지 않는다. 그러던 차에 커피 한 잔이었지만 김상기의 어른스러움이 돋보였다.
온종일 크고 작은 도시가 연이어졌다. 초록의 향연이 펼쳐지는 들판과 달리 번잡하고 오가는 차들이 조심스러웠다. 아무래도 오늘의 백미는 아름답고 깨끗한 레온 시가지를 관통한 것이었다. 도시를 벗어나면서 원목 실은 트럭을 봤다. 스페인에 와서 처음으로 덮개 없는 화물차를 본 것이다. 이곳의 모든 화물차는 유사시 화물이 도로에 쏟아지지 않도록 짐칸에 덮개를 갖추었다. 미관에 좋은 것 같기도 하고 화물 실을 때 불편할 것 같기도 했다. 대부분 국가의 트럭에는 짐칸 덮개가 없는데 특별했다.
하루 동안 도시의 순례자가 되었던 우리는 산 마르띤 델 카미노의 공립 알베르게에서 우성현, 정재형, 김효겸과 함께 이 알베르게의 몇 병 안 되는 와인을 모두 접수했다. 정재형의 마당 스토리에 넋이 나가 와인을 거덜 냈다. 비용은 적당히 나누기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재미있었던 내용이 가물가물하다. 하여튼 배꼽 빠지게 웃었던 기억은 확실하다.
■ 보티네스 저택Casa de los Botines
호화로운 저택을 원하던 기업가 시몬 페르난데스(Simón Fernández)의 의뢰로, 근대 에스파냐 건축계의 거장 안토니오 가우디(Antonio Gaudí)가 1892년 건축을 시작해 이듬해 완성했다. 바르셀로나를 포함한 카탈루냐(Cataluña) 지방을 중심으로 독창적인 건축물을 남긴 가우디가 카탈루냐 지방에서 벗어나 조성한 소수의 건축물 중 하나다. 레온에 있는 역사적 건물들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가우디는 기존의 건물들과 조화를 이루도록 이 건물을 중세풍으로 설계하면서 곳곳에 네오고딕 양식의 특성을 부여했다. 마치 중세 시대의 성을 연상케 하는 웅장한 건물은 전체를 4층으로 조성했으며 별도로 지하층과 다락 층을 두었다. 1950년에 대대적인 보수 작업을 했으나 가우디가 건물에 부여한 특성은 그대로 보존했다. 현재는 레온시를 근거지로 하는 카하에스파냐 은행Banco de Caja España 본점으로 사용하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두산백과)에서 요약)
■ 레온 대성당Catedral de León
레온 산타마리아 대성당Catedral de Santa María de León이라고도 한다. 에스파냐 건축가 엔리케Enrique가 1205년에 처음 건축을 시작한 이래 거의 400년 가까이 지나서 16세기 후반에 완성한 성당이다. 성당을 구성하는 많은 요소가 모두 기념비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다. 웅장한 규모의 외벽은 다양한 문양의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한 120여 개의 창문, 3개의 장미 문양 창문, 57개의 둥근 창문 등 아름답기로 이름난 많은 창문으로 조성되어 석재보다 유리가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이 창문들에 사용한 유리는 모두 13세기에 제작한 것이다. 양쪽 끝에 2개의 거대한 탑이 세워져 있는 앞면에는 아치형의 대형 출입문 3개가 나란히 자리 잡고 있으며 각각 문 윗부분은 수많은 정교한 조각이 장식되어 있다. 내부의 성가대석도 정교하게 제작한 뛰어난 예술품으로 에스파냐에서 오래된 성가대석 중 하나다. 이 성당은 오늘날까지 고딕 양식의 건축물 가운데 걸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1844년에 에스파냐 정부가 중요 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네이버 지식백과(두산백과)에서 요약)
'산티아고 순례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21 DAY | 아스또르가 > 폰세바돈 (2) | 2025.01.12 |
---|---|
20 DAY | 산 마르띤 델 카미노 > 아스또르가 (0) | 2025.01.11 |
18 DAY | 엘 부르고 라네로 > 레온 (0) | 2025.01.10 |
17 DAY | 떼라디요스 데 로스 뗌뿔라리오스 > 엘 부르고 라네로 (0) | 2025.01.04 |
16 DAY | 까리온 데 로스 꼰데스 > 떼라디요스 데 로스 뗌뿔라리오스 (0) | 2025.0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