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세우스 유성우 못 봤다

2024. 8. 13. 10:55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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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하였는데 역시나였다. 오늘 밤 3대 별똥별 중 하나라는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쏟아진다는 기사를 읽었다. 심야(22:40~24:00)에 사월교에 나가 공활한 북동쪽 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칠흑 같은 밤하늘에서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간혹 대구 공항에서 이륙한 야간 비행 여객기가 빨간 불을 반짝거리며 남서쪽으로 사라졌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어리석다는 생각에 웃음이 피식 났다. 23시 30분이 절정이라고 했지만 새벽 4시까지 이어진다고 했으니 내가 일찍 포기한 것일지도 모른다. 조금 더 기다려 볼 걸 미련도 따랐다. 어쨌든 어릴 때 긴 꼬리의 별똥별을 보고 환호를 질렀던 순간을 재생해 보려다가 헛수고만 한 셈이었다.
서해안에서 군 복무 시절, 오늘처럼 달이 지고 깜깜한 상태를 무월광(無月光)이라 불렀다. 시간대는 보통 22:00부터 다음 날 02:00까지다. 70년대 중반까지의 남북 냉전 시기에는 특히 경계근무가 매우 철저했다. 무월광을 틈타 북의 대남 침투가 잦았기 때문이다. 사월교 아래 오가는 경부선 열차의 머리등 동그란 불빛이 선로를 환히 비추며 통과할 때는 마치 서치라이트 조명을 연상시켰다. 유성우는 보지 못했지만, 잠시나마 군 복무 때의 추억에 젖을 수 있었으니 영 헛수고를 한 것은 아니다. (2024.8.12.)

공활한 밤하늘
야간 비행하는 여객기 불빛
경부선 열차의 머리등 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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