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7. 28. 12:28ㆍ여행의 추억
일주일 전쯤, 경주 동궁과 월지에 연꽃이 아름답게 피었다는 뉴스를 봤다. 주말이 돼 바람을 쐴 겸 찾아갔다. 연꽃은 땡볕 아래 만발했던 흔적만 보여주고 단지 앞으로 자동차들이 바람처럼 지나갔다. 한낮 폭염을 피하려고 우산을 펼쳐 들고 선 모습이 코미디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왕지사 온 것, <동궁이나 월지>를 돌아 나오려고 인적 없는 매표소 앞에 섰다. 안내원에게 신분증을 보여주니 그냥 들어가면 된다고 한다. 늙어서 좋은 점이다. 우리나라나 외국에서도 통하니 나이가 곧 글로벌인 셈이다.
드넓은 부지에 땡볕이 쏟아져 산책길 흰 모래가 눈이 부시다. 멀리 뭉게구름은 뭉실뭉실 하늘가를 수놓았다. 검은빛도 품고 있어 어느 구름에 비 들었는지 모른다. 소나기라도 한줄기 내렸으면 시원하겠다.
월지(月池)는 월성[경주의 옛 이름]의 연못이라는 뜻으로 삼국을 통일한 문무왕이 서기 674년에 조성한 왕실 정원이다. 못을 파고 꽃나무를 심어 짐승도 길렀다니 우리나라 최초의 동식물원인 셈이었다. 나라에 경사가 있거나 손님을 맞을 때 연회를 베풀던 곳으로 경순왕이 견훤의 침입을 받은 뒤 왕건을 초청해 군사 지원받으려고 연회를 열기도 했다. 조선 시대에는 폐허 된 월지에 기러기와 오리만이 모이는 쓸쓸한 연못이라고 안압지(雁鴨池)라 부르기 시작했다. 어릴 때 우표로 발행된 기억도 난다. 동궁은 태자가 사용한 전각으로 아직도 추가 발굴 중이었다. 날씨 탓으로 외국인 포함 젊은 연인 세 쌍만이 널따란 유적지를 독차지했다. 보슬비라도 살살 내려준다면 운치 있을 텐데… 실망은 성급, 야간 조명이 매우 아름답다고 한다. (2024.7.27.)
* 이용시간: 09:00~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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