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대왕릉 바닷가
2023. 10. 31. 00:39ㆍ여행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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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의 미술사학자 우현 고유섭(1905~1944) 선생은 일찍이 '경주에 가거든 문무왕의 위적(偉績)을 찾으라. 구경거리의 경주로 쏘다니지 말고 문무왕의 정신을 길러 보아라. 태종무열왕의 위업과 김유신의 훈공이 크지 아님이 아니나, 문무왕의 위대한 정신이야말로 경주의 유적에서 찾아야 할 것이니 무엇보다도 경주에 가거든 동해의 대왕암을 찾아라.'고 말씀하였다. 일 년의 한두 번은 대왕암에 간다. 지난 오월 다녀온 후 오늘은 힐링 캠프 회원들과 그 바닷가에 섰다.
대략 일천삼백 년 전 문무왕이 죽자, 그의 유언에 따라 화장해 봉길리 앞바다 바위섬에 산골 했다. 그 후 사람들이 산골한 바위를 대왕암이라 불렀고 그는 소원대로 동해를 지키는 호국의 용이 됐다. 신문왕은 이견대에서 아비가 용으로 화한 것을 보고 감은사 금당 아래 용혈을 뚫어 용이 드나들 수 있게 하였다.
문무대왕릉이 있는 봉길리 바닷가는 원래 양북면이었으나 2021년 문무대왕면으로 행정구역 명칭을 변경했다. 문화유적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호국 정신을 다지는 시너지 효과를 낸다. 무속인들 사이에서는 문무왕의 수중릉은 아직도 신기(神氣)가 뛰어난 곳으로 소문이 나 알게 모르게 무속 행위가 벌어지기도 한다. 그래선지 유달리 갈매기, 까마귀, 비둘기 떼가 몰려드니 기이하다. 사람들도 해변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물멍에 빠져든다. 누군가는 천년의 영험을 얻으려는 듯 두 손을 모은다. 나도 마음을 모았다. (2023.10.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