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올 때 상상력
2023. 9. 17. 11:25ㆍ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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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일 가을비가 내렸다. 영국 작가 체스터턴은 비는 공동 목욕, 거의 남녀 혼욕이라 부를 수 있는 위대한 자연정화라고 했다. 풍부한 상상력이 놀랍다. 바람막이를 덧입고 동네 한 바퀴 한다. 거리는 한산했으나 오가는 차들이 물보라를 일으키며 갈 길을 서두른다. "저렇게 빨리 달리면 앞에 내리는 비까지 전부 맞을 텐데 천천히 가야 비를 덜 맞지…." 조선 시대 오성대감* 의 상상력을 인용했다. (2023.9.16.)
* 오성대감(이항복): 임진왜란 때 선조 대왕이 의주로 몽진할 때 갑자기 비가 내렸다. 임금을 비롯하여 모든 신하는 비를 피하느라고 황급히 뛰어갔다. 그런데 이조참판 이항복만은 오는 비를 흠뻑 맞은 채로 천천히 걸으며, '뛰어가면 앞에 내리는 비까지 전부 맞습니다. 천천히 걸어야 비를 덜 맞지요.'라고 말하여, 오래간만에 임금과 신하들이 함께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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