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2. 22. 11:07ㆍ일상다반사
인산이 준 티켓으로 다섯 명이 고품격 공연인 〈뮤지컬 서편제〉를 관람했다. 온다고 약속한 자운은 사정이 생겨 오지 못했다. 참석한 다섯 명 중, 수암 부인을 빼고 사내 넷은 집 안팎에서 트로트나 품바 듣기를 좋아한다. 갈까 말까 망설이는 것을 ‘뮤지컬이 고차원이라지만, 결국 노래하는 것’이니 함께 들어보자고 마음을 정했다. 공연 30분 전 로비에서 만나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다 객석으로 들어섰다.
영화 〈서편제〉는 오래전에 봤다. 가슴 찡한 장면이 있었고, 가슴을 긁는 뭔가도 있었다. 〈뮤지컬 서편제〉는 어떨까. 뮤지컬의 무지로 전문적인 점은 알 수 없다. 일반적 느낌은 무대 장치를 이용한 영상과 조명이 서정적이며 아름다웠고, 판소리, 팝, 록, 발라드 등 음악이 다양하게 어울려 참신해 보였다.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도 마음을 사로잡았다. 내 경우는 가사가 무슨 말인지 잘 알아들을 수 없어 오페라 공연에서 보았던 ‘설명 모니터(?)’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1부가 끝나고 인터미션* 때 나눈 대화는 대체로 ‘무대 변화가 좋았다’ ‘배우의 연기가 멋있다’ ‘노래 너무 잘한다’ ‘공연 잘 왔다’ 등 긍정적이어서 2부를 보는 데 도움 되었다. 그래선지 2부는 감정 이입을 할 수 있어 공연이 감동적이었다. 총체적으로 무대 운영과 캐스팅*에 만족했지만, 커튼콜*이 없어 아쉬워하는 팬들이 적지 않아 보였다.
말미에 송화(차지연)가 판소리* 심봉사 눈뜨는 장면을 소리 하는데 매우 인상적이었다. 마치 뮤지컬 문외한인 내가 눈 뜨는 날인 것 같았다. (12.18. with: 수암 부부, 공초, 오강)
*인터미션(intermission): 극 중간에 존재하는 휴식 시간.
*커튼콜(curtain call): 연극이나 음악회 따위에서 공연이 끝나고 막이 내린 뒤, 관객이 찬사의 표현으로 환성과 박수를 계속 보내어 무대 뒤로 퇴장한 출연자를 무대 앞으로 다시 나오게 불러내는 일.
*캐스팅(casting): 연극이나 영화에서 배역을 정하는 일. 〈뮤지컬 서편제〉 오늘 캐스팅은 송화 차지연, 동호 송원근, 유봉 남경주, 동호 모 채태인이었다.
*판소리: 광대 한 사람이 고수(敲手)의 북 장단에 맞추어 서사적인 이야기를 소리와 아니리로 엮어 발림을 곁들이며 구연(口演)하는 우리 고유의 민속악. 조선 숙종 말기에서 영조 초기에 걸쳐 충청도, 전라도를 중심으로 발달하여 왔으며, 지역에 따라 동편제, 서편제, 중고제로 나뉜다. 2003년 유네스코 세계 무형 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우리나라 국가 무형 문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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