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7. 2. 07:54ㆍ입맛

모처럼 하루 쉬는 날을 맞아 신세계백화점(9층)에 근래 입점했다는 <칸다소바>에 점심 먹으러 갔다. 입구 안내문 하단을 보니 도쿄 라멘 전문집 '와이즈'의 조리 기술을 전수받은 라멘 전문점이라고 쓰여 있었다. 실내에 들어서자, 오픈 치킨과 제면 방, 가쓰오부시 매대가 눈길을 끌었다. 손님들이 꽤 있었지만, 비교적 조용해 아늑한 분위기로 느껴졌다. 안쪽 좌석에 자리 잡았다. 메뉴가 생소해 종업원에게 질문하니 조곤조곤 설명했다. 목소리가 낮으니 품격있게 들렸다. 안내를 받고 마제소바 둘과 껍데기 아부라소바 교자 세트 하나를 주문했다.


교자가 먼저 서빙됐다. 만두가 세 개인데 구운 방식이 색달랐다. 맛은 평소 먹었던 군만두와 비슷했다. 접시에 담은 모양이 특이했다. 만두 아랫부분을 위로 보이게 담았다. 우리가 담아 먹는 방식과 달랐다. 그러고 보니 탁자의 수저통에 꽂힌 수저 방향도 거꾸로였다. 예뻐 보이는 듯도 했지만, 수저통의 청결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마제소바는 일본식 비빔 라멘이었다. 국물이 거의 없고, 굵지도 가늘지도 않은 면에 고기, 채소, 달걀 등 다양한 고명과 소스를 잘 섞어 비벼 먹는다. 한 그릇에 62가지의 재료가 들어갔다고 한다. 면을 어느 정도 먹은 후 서비스 밥을 넣어 비비니 살짝 별미다. 맛과 향에서 일본식 풍미가 느껴졌다.

껍데기 아부라소바도 마제소바와 같이 국물 없는 비빔 라멘이다. 면이 보이지 않도록 올려진 채소 고명 위에 돼지 껍데기 한 장이 올려져 있었다. 가위로 썰어 면과 함께 비벼 먹었다. 껍데기의 쫄깃한 식감이 특별했고 맛이 깔끔하고 담백했다. 그럼에도 내 입에는 재료가 풍성하게 들어간 마제소바 맛이 기억에 더 남는다.

곁들이 음식으로는 식초, 간장 등을 제외하면 좌석에 비치된 츠케모노 딱 하나였다. 얇게 썬 단무지와 가늘고 길게 썬 우엉, 생강, 다시마 채 등 4가지로 버무려 만든 것이었다. 상큼해 입안을 맑게 씻는 맛이었다. 가정에서도 식초 배합을 잘하면 만들어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일식은 먹을 때마다 대체로 깔끔하다고 느꼈는데 <칸다소바>에서도 그러했다. (2025.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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