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천생사

2025. 3. 13. 09:14여행의 추억

728x90

돌탑과 와불이 볼만하다는 구미 장천의 천생사(天生寺)에 갔다. 사찰 입구의 삼거리 주차장에서 -공식 주차장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왼쪽 도로로 가면 차가 사찰까지 올라갈 수 있고, 오른쪽은 걸어야 하는 돌계단이다. 절까지 좌우로 크고 작은 돌탑이 길손을 맞는다. 진안 마이산과 청학동 삼성궁 돌탑들이 연상되는 산길이었다. 200여 미터 돌계단을 밟으니, 천생사다. '천생산(407m)'이 하늘이 낳은 산이라는데 '천생사'도 그런 의미일지 궁금하다.

와불 광장


천생사는 근대에 들어와 쌍용사로 창건됐다가 90년대 말 현 주지인 석불 스님이 선몽한 뒤 절 이름을 바꾸고 폐사 상태의 절을 중창했다고 한다. 사찰 한가운데 비탈에 와불이 자리 잡고 그 앞으로 열다섯 구의 불상과 관세음보살입상, 금강역사, 포대 화상, 12지신상 등이 나열돼 있다. 와불은 2002년 태풍 매미가 왔을 때 흙이 씻겨나면서 드러난 자연석 바위가 누워 있는 부처님 형상 같아 불두를 만들어 붙였다고 한다. 가까이서 바라보니 와불이 눈을 엷게 뜨고 명상하는 모습 같기도 했다. 혼자 생각으로는 자연석에 옷 주름까지 새긴다면 실감날 것 같았다.

보통 사찰과 달리 전각의 편액이 대자보전이었다.


주법당인 대자보전(大慈寶殿)은 전면 3칸, 측면 1칸으로 반 지붕 형태였다. 바위벽의 지형지물을 이용해 지어져 법당 안으로 바위가 돌출됐고, 천장 일부분도 암벽이었다. 기발하고 특이했다. 돌탑은 1년을 의미하는 365개라고 한다. 법당을 지나 모롱이에 부도탑 한 기가 외로이 서 있다. 최대원 창건주 부도였다. 굽어보는 전망 좋은 곳이었다. 와불 옆 계단에서 법당 가는 길에는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갈라진 바위벽 통로가 있었다. 사람들이 소원 길이라면서 좁은 틈을 힘겨워하면서도 오르고 내렸다.

피스 헬멧을 쓴 석불 스님. 사진 한 컷을 부탁하니 흔쾌히 승낙하셨다.


우연히 석불 주지 스님을 만났다. 근엄할 도인으로 상상했는데 인정스러운 분이었다. 천생사는 소문대로 볼거리가 많고, 석불 스님의 공덕이 쌓인 아기자기한 절이었다. (2025.3.9.)

천생사 입구. 이 부분에서도 주차 가능.
돌계단을 올라 도착한 경내 입구.
게시판에 붙어 있는 석불 스님의 언론 보도. 국가적인 예언을 많이 적중해 신기했다.
맷돌로 경내 계단과 바닥돌을 장식했다. 운수대통 글자 발견.
자연석에 불두를 조성한 와불.
와불 광장의 전경(일부분).
12지신상.
주법당인 대자보전.
법당 내부. 바위가 돌출됐고 천장 일부도 암벽이었다.
지붕이 반 밖에 없어 특이해 보였다.
소나무를 베어내지 않고 처마를 뚫었다.
최대원 창건주 부도. 전면에 경신년이 새겨져 있었다. 경신년은 1920년 또는 1980년인데, 글씨의 선명도와 한글로 새긴 점을 보아 1980년으로 짐작됐다.
굽어보는 전망이 더할 나위 없이 시원했다.





'여행의 추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미 의구총과 의우총  (0) 2025.03.15
대구 첨백당과 광복소나무  (0) 2025.03.14
구미 도리사 석탑  (0) 2025.03.12
구미 낙산리 삼층석탑  (0) 2025.03.11
구미 죽장리 오층석탑(국보)  (0) 2025.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