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물든 황매산 철쭉
신라 성덕왕 때 늦은 봄날, 강릉 태수로 임명된 남편을 따라가던 수로 부인이 바닷가 천 길 석벽에 핀 철쭉을 보고 갖고 싶어 했다. 종자들이 모두 난색을 지으며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마침 암소를 끌고 가던 한 노옹이 그 말을 엿듣고 석벽에 올라가 철쭉꽃을 꺾어 와 시가를 지어 읊으며 부인에게 꽃을 바쳤다. 삼국유사에 실린 〈헌화가〉* 스토리다. 수로 부인이 지금 붉게 물든 황매산 철쭉을 보았다면 산을 몽땅 사는 투기를 범하지 않을까 싶다. 헌화가 바칠 부인도 없이 혼자 철쭉을 보러 갔다. 며칠 전 친구가 철쭉제(4.29~5.14) 꽃 소식을 전해 왔기에 마음에 담아 두었다. 마침 합천을 다녀오는 길에 황매산군립공원으로 차를 몰았다. 한창때는 황매산 산행을 더러 했고 1997년 철쭉 축제가 처음 열렸을 ..
2023.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