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중국집 포청천에서
동네마다 인기 끄는 중국집이 한두 군데 있다. 콕 집어 '맛집'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수더분한 맛과 적지 않은 양, 저렴한 짜장면 값, 양껏 퍼먹을 수 있는 셀프 밥, 신속한 배달 등으로 동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도 그런 집이었다. 좁은 홀의 장식이 홍 빛 금빛 일색이고 고량주 병을 진열해 진짜 중국인이 하는 반점 같다. 물어보지 않았지만, 억양이나 모습이 한국인이다. 배달 신청 멜로디가 연거푸 울리고 홀 손님도 순환이 잘됐다. 세트 메뉴를 하나 주문해 소주병을 땄다. 우리 셋은 같은 동네에서 서로 멀지 않은 곳에 살았다. 걸핏하면 석양배를 즐기고 했는데, 오래전 내가 이사를 나와 그때만큼 만나지 못한다. 같이 살던 동네에서 함께 소주잔을 잡으니, 마치 옛날로 돌아간 기분이다. 이야기가 꽃을 피..
2024.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