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소수서원
서원은 조선시대 사립 고등교육기구다. 지성의 요람이자 성리학 발전의 중심지였다. 그래선지 서원에 가면 기가 죽는다. 가방끈이 짧은 탓도 있거니와 어려운 글자의 현판과 대청에 걸린 한자가 빽빽한 편액을 보면 머리가 찌근거린다. 옛 선비들은 한자를 어떻게 외고, 글씨를 인쇄한 것처럼 또박또박 썼는지 경이롭다. 몰라도 그만일 현대에도 저것을 보면 답답해진다. 한편으로는 과거 선비들이 얼마나 우쭐거리며 뽐냈을지 짐작할 수 있다. 수많은 서원이 철폐된 이유 중 하나가 이와 다름없다. 결국, 영조는 무허가로 세워진 모든 서원을 철거하라고 지시하기에 이르렀고, 흥선대원군은 철폐령까지 내렸다. 다행히 학문적으로 존경받는 유학자를 많이 배출한 소수서원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훼철되지 않았다. 소수서원 터는 본래 통일신라 ..
2024.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