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텃밭
지인은 이 년 전 주말농장 스무 평을 임대해 고랑을 세 개 만들어 작물을 재배한다. 상추와 배추, 오이, 고추, 가지, 깻잎 등 얼마나 열심히 하고 예쁘게 가꾸는지 주말농장 안에서 칭양이 자자하다. 동네 주민들도 오가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거기다 땀 흘려 수확한 채소를 아낌없이 나누는 선행까지 베푼다. 지인의 텃밭 옆 텃밭은 이상한 텃밭이었다. 고랑을 파지 않은 몇 평 안 되는 맨땅에 고추, 들깨, 상추, 부추, 배추, 파, 토마토, 토란, 연, 돼지감자, 호박, 수세미, 팥, 목화, 고구마, 벼 몇 포기까지 없는 것 없이, 두서없이 심어 놓았다. 심지어 선인장, 칡, 소나무까지 꽂았다. 구색 갖추는 것인지 그냥 식물을 키우는 것인지 알쏭달쏭하다. 마치 얽히고설켜 도깨비 덤불 같다. 뱀이라도 나올까..
2024.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