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주막에서
모임을 파하고 곧 바로 집으로 향하기보다는 마음 맞는 사람들과 뒤풀이하면 정이 더 간다. 커피도 괜찮고, 술이면 더 좋다. 술을 좋아해서지 마신다고 꼭 넘치지는 않는다.오늘 동호회를 마치고 밖으로 나와 어물쩍하게 섰는데 K 선생님이 손을 잡아끈다. 한잔하자는 신호였다. 특별한 주제가 없다면 둘은 재미가 적다. 헤어지는 사람들과 수인사 나누는 회장님에게 눈짓을 보냈다. 범사를 수용하는 회장님이 거절할 리 없다. 멀리 갈 시각이 아니어서 걸어가며 술집을 찾다가, 대문을 활짝 열어젖힌 이 눈에 띄었다. 상호가 좀 별났지만, 어둠이 짙어가는 밤, 서둘러 들어갔다. 바보 주막은 -벽에 붙은 포스트를 보니- 십여 년 전 개업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리는 주점이었다. 상호는 바보 노무현 별명에서 따와 지었고, 경..
2024.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