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와 구름
1. 간밤부터 단비가 내리고 있다. 오늘은 식목일, 나무 심던 옛일들이 생각난다. 이제는 전 국토가 숲이 우거져 대규모 식목 행사는 없어졌으니 얼마나 자랑스러운 시대인가. 하지만 매년 실화(失火)로 잃어버리는 산림자원도 헤아릴 수 없다. 올해 최악의 산불이 발생해 며칠 동안 온 나라를 긴장시켰다. 45곳 모두 방심과 부주의가 초래한 인재(人災)이리라. 우선, 수천 명의 진화 활동에도 아랑곳없던 불길이 단 한 번의 비로 모두 꺼졌다니, 제일 기쁘다. 산에 들어가 부감할 때 물이 가득 찬 저수지가 보이면 왠지 마음이 풍성해지는 경험을 누구나 했을 것이다. 이번 비가 주룩주룩 내려서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낸 전국의 저수지가 모두 만수 되길 학수고대한다. 2. 우산을 들고 옥상에 섰다. 회색 구름이 하늘을 가렸다..
2023.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