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고 직화구이
퇴근 시간이 가까워서 지인 사무실을 방문했더니, 근처 아나고 맛집이 있다면서 가자고 한다. "소주 한 병도 살게"라는 소리에 두말없이 따라갔다. 식당 앞 전봇대 옆에서 젊은 사내가 간이 연탄아궁이에 초벌구이하고 있었다. 골목에 구수한 냄새가 등천한다. 지인이 출입한 지 이십여 년 된다는 허름한 맛집 상호는 였다. 내부 시설이 모두 낡았고 유리 문짝도 격이 안 맞아 노란 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었다. 클래식한 분위기다. 지인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환경이 변함없다면서, 조금만 늦었어도 자리가 없을 뻔했겠다고 한다. 테이블이 한산한데 무슨… 이라 여겼는데 그의 말처럼 곧 빈 좌석이 모두 찼다. 맛집은 맞는가 보다. 둘이 갔지만, 주문은 3인분부터 받았다. 밖의 사내가 초벌구이해 양념 묻혀온 아나고 접시를 탁자에 툭..
2023.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