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못 소원 터널을 지나가며
모임 가는 길은 수성못을 거쳐야 했다. 도시철도 3호선 하늘 열차에서 내려 식당까지 천천히 걸었다. 어제가 음력 보름. 보름달이 무엇이 아쉬운지 창백한 모습으로 중천을 넘지 못하고 있었다. 수성못에는 제4회 수성 빛 예술제가 열리고 있었다. 해거름이라 아직 빛의 향연은 펼쳐지지 않았다. 빛의 축제는 왜 추운 겨울에 열리는 걸까. 밤이 더 길어서일까. 아마도 춥고 어둠이 빨리 찾아오니 인공 빛으로라도 우리들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어 주려고 그런 건 아닌지 모르겠다. 지난겨울, 어린 손자를 모포로 싸서 데리고 다녔던 기억이 새롭다. 소원 터널을 지나가면서 빛 카드에 소원을 써 매단 후 다른 소원 카드를 읽어 보았다. 건강, 사랑, 부자, 결혼 등 평범했지만 누구나 꼭 필요한 희망 사항들이 나부끼고 있었다. 그..
2022.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