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고비아의 애저 요리
코로나19 직전, 지인과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를 두 달간 여행했다. 한 달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완주하고 나머지 한 달은 놀러 다녔다. 아는 사람 없는 타국이라 행색이 남루해도 마음이 자유로웠다. 재미있고 놀라운 일이 많았지만, 먹고 마시는 즐거움을 빼놓을 수 없었다. 세고비아에 들어서니 고대 로마인이 남긴 웅장한 수도교*가 시야를 압도했다. 거대한 돌로 2단 아치를 쌓은 다리가 앙상하게 보일 정도였다. 수로인 키다리 돌다리가 이천 년 동안 무너지지 않고 지탱하고 있다니 경이로웠다. 수도교 위용에 감탄하는 것도 잠시. 오후 세 시가 가까우니 배가 고팠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예약한 레스토랑(El Bernardino)으로 갔다. 좌석을 안내받아 미리 주문해 놓은 애저 요리(코치니요 아사도, Cochini..
2024.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