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행 버스 안에서
이른 아침, 서울 잔치가 있어 혼주 측에서 준비한 버스를 탔다. 밤새 오던 비가 그쳤지만, 잿빛 하늘에 먹구름이 두꺼운 장막을 쳤다. 씽씽 달려가는 차들이 안갯속으로 사라지는 뒷모습을 보니 마치 '라이언 일병' 구하러 가는 듯 결의에 차 보였다. 주변 산에는 떡갈나무들이 황갈색으로 물들어 겨울로 가고 있다. 같은 경치가 연이어져 커튼을 쳤다. 얼마나 지났을까 커튼을 걷으니 어느새 서울이었다. 한강철교가 보였다. 흐린 탓에 회색 도시, 회색 하늘, 드넓은 강폭을 가로지르는 초록색 철교가 인상적이었다. 불현듯 1994.10.21. 발생한 성수대교 붕괴 사고가 떠올랐다. 1. 성수대교와 유람선 성수대교 붕괴 사고가 나고 3일 뒤 1994.10.24. 충주호에서도 유람선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안타까운 두 대형..
2022.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