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DAY | 오 빼드로우소 > 산티아고 데 꼼뽀스텔라(완주)
2019.4.20.(토), 맑음.20.8km(807.6km) / 5시간 9분달이 중천에 있을 때 오떼로 알베르게를 나섰다. 손명락이 혼잣말인 듯 지나가는 소리로 “아쉽다. 천천히 걷고 싶다.”라고 했다. 아쉬움과 환희의 교차점에서 카미노를 이미 완주해 본 사람의 말이니 의미심장하게 들렸다. 거리는 쥐 죽은 듯 고요하고 가로등 불빛이 어둠을 밀어냈다. 남은 거리 19.308km가 적힌 오빼드로우소의 마지막 표석을 확인하며 우리는 0km를 향해 깜깜한 숲길로 들어섰다. 혼자였다면 스산할 수 있었으나 길동무가 있어 걱정 없었다. 달빛을 받으며 푸근한 마음으로 밤길을 걸었다. 한 시간을 걸으니 산티아고 공항 울타리가 나타났다. 공항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안에 보이는 것은 용도를 알 수 없는 철골조 ..
2025.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