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곡지 개구리밥
친구가 연락을 해왔다. 좀 걷다가 점심을 함께 먹잔다. 무료함을 달래주려는 생각이 고마웠다. 친구 차를 타고 반곡지로 갔다. 깜짝 놀랐다. 15,000평 되는 저수지 수면이 온통 개구리밥으로 뒤덮였다. 몇 번 와 봤지만, 초록 천으로 물 위를 완전히 덮은 모습은 처음 본다. 수면에 반영된 왕 버드나무의 아름다운 그림자는 기대할 수 없고, 이백 년 된 고목의 무성함만 시야에 들어온다. 개구리밥을 흔히 부평초라고 한다. 물 위를 떠다니는 작은 모양이 보잘것없어 보여 예로부터 삶이 어려운 사람을 부평초 신세에 비유했다. 오늘 반곡지 부평초는 초록 페인트칠한 듯 촘촘하게 덮여, 이리저리 부유하지 않으니 '인생'에 빗댈 수 없을 것 같다. 놓인 상황에 최선을 다하는 소시민. 반곡지의 빽빽한 개구리밥에서 고목의 반..
2023.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