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침회 식당의 여주인
지인을 따라 가오리무침회를 잘한다는 식당에 점심 먹으러 갔다. 선팅이 햇빛에 바래 얼른 보니 장사하는 집인지 모호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앉은뱅이 테이블 여러 개가, 창가로는 고추 포대와 여기저기 잡동사니가 쌓였다. 탁자가 식당 상징이었다. 손님은 없었다. 여주인이 지인을 반갑게 아는 체했다. "손님, 다 가신 모양이죠?"라고 지인이 수인사했다. 이 지역에서만 영업한 지 십구 년 됐고 음식 인심이 남달라 인근에서는 알아서 찾아오는 집이었다. 무침회를 주문했다. 허리가 구부정한 여사장이 주방에 들어가더니 "맵게 하까?" 소리쳤다. 주방 쪽으로 보면서 "보통 요."라고 답했다. 요즘은 허리 굽은 사람이 드문데 딱해 보였다. 소짜 무침회를 접시에 봉긋하게 담아 양이 많아 보였다. 투박한 겉보기와 달리 입맛이..
2023.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