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후회한다
짜장면을 먹고 싶어 반점(飯店)에 갔는데 누군가 짬뽕을 먹고 있으면 그것이 먹고 싶고, 짬뽕을 먹으려다 반대로 짜장면을 먹을 때가 있다. 전시회에 가서는 화가를 부러워하고, 연주회에 가면 음악을 배우지 못한 데서 나도 모르게 한숨을 내쉰다. 심지어 전쟁 영화를 보면 군대에 말뚝을 박았더라면 어땠을까 싶을 때도 있다. 누군들 이런 마음이 조금씩 없을까만 나는 좀 심한 것 같다. 이 나이에 이랬다저랬다 아직 변덕이 죽 끓듯 하니 스스로 한심하다. 젊을 때 무엇을 배우려다 포기를 쉽게 했다. 뒷심이 허했던 탓이다. 진작 어느 하나를 더 열심히 파고들고, 귀 기울이고, 사랑했더라면 지금쯤 즐길 낙(樂) 하나라도 있을 텐데. 이제 어쩌랴. 모자라도 분수껏 만족하며 살아야지. 욕심내서는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다. ..
2022.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