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곶과 한반도 형상
연초부터 바다 일출을 보려고 별렀는데 기회가 없었다. 기어이 오늘 새벽 4시 집을 나섰다. 고불고불한 호미로에 접어들자 얼핏얼핏 나타나는 안개가 운전을 방해했다. 해맞이광장에서 수평선을 바라보니 운전하며 느낀 예감이 적중했다. 해무가 두텁고 짙게 끼어 일출은 보지 못했다. 기다리다 발길을 돌리는 사람도 보였다. 날씨가 맑은데 일출을 보여주지 않으니 해님도 만우절을 즐기나 보다. 그래도 늦게나마 둥근 해가 둥실 떴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호미곶, ‘호랑이 꼬리’를 ‘토끼 꼬리’라고 알았다. 그냥 그렇게. 선생님 말씀만 습득해 비하인 줄도, 비판할 줄도 몰랐다. 돌이켜 보면 선생님도 그렇게 알았으리라. 지금은 토끼 꼬리로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호미곶은 동을배곶 또는 동배곶으로 불리다가 1920년대..
2023.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