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공원을 다녀와서
서문시장에 들렀다가 인근의 달성공원에 갔다. 공원은 옛 모습 그대로였다. 은퇴 전 공원에서 어르신들에게 한 달에 한 번 동료들과 점심 봉사활동을 했지만, 급식을 마치면 곧바로 나왔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다녀오고는, 처음이다. 가장 먼저 기억난 것은 정문에 서 있던 수문장, 거인 류기성* 씨였다. 친절한 분이었으나 키가 워낙 커서 말을 붙이기조차 무섭기도 했다. 그땐 매표해 들어갔는데 가끔 요금을 내지 않으려는 얌체족이 생기면 그가 제지했다. 한 번은 택시 타는 것을 보았는데 뒷좌석에 엉덩이부터 넣어 몸을 웅크리고도 자리가 협소했다. 놀랍게도 키가 225cm로 한국전쟁에 참전해 부상한 사실은 그 후에 알았다. 공원을 나오면서 직원에게 퇴직 후 별세했다는 말을 들었다. 바람은 훈풍인데 마음이 스산했다. 나..
2023.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