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공원(2)
-
경산 남매지를 산책하며
반곡지에서 돌아오는 길에 남매지도 한 바퀴 돌았다. 조선 시대 오누이의 슬픈 전설이 무색할 만큼 지금은 예쁘게 잘 가꾸어졌다. 못가의 너절했던 환경도 깨끗한 휴식 시설로 공원화한 지 오래다. 조경으로 다듬어진 수목들이 단풍으로 곱게 물들어가고 있고, 남매지에도 연꽃 등 수생식물이 수면 일부를 덮고 있었다. 맨발 걷기와 조깅 하는 사람들이 공원을 풍요롭게 느끼게 한다. 영남대 생활관을 끼고 있어 대학생들도 보였다. 경산으로 이사 와 첫 해, 꼬박 일 년을 새벽 남매지와 호흡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났다. 삼 년만 살고 가려다가 어느새 다섯 배나 흘렀다. 집 가까이 남매지와 남천이 있고 재래시장과 마트, 경산역, 시외버스 터미널, 고속도로 나들목 두 개, 병원, 극장 등이 몰려있어 일상생활과 여가 선용에 ..
2024.10.31 -
남매지에는 쉼표가 있다
경산 시민 사랑을 받는 남매지. 호수 둘레가 2.4km에 이른다. 수변을 따라 탄성 포장과 합성 목재 데크가 설치돼 비오는 날도 걷기가 그만이다. 연꽃 식물원이 조성된 후 수생 식물이 늘어나 수면의 반을 덮는다. 좋은 것 같기도 하고, 수면이 좁아지고 거칠어 보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널따란 호수에 비친 드넓은 하늘 그림자는 보는 이의 마음을 신비롭게 만든다. 경산에 온지 열세 해째. 삼 년만 있으려고 했는데 여태 머무는 것은 남매지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가끔 하던 일을 멈추고 찾아가 잠깐씩 쉬기도 한다. 요즘은 SNS의 효과로 특히 여름에는 곳곳에서 모여드는 명소가 되고 있다.
2022.09.09